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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OLVE US · 이상형 갭

이상형이 자꾸 바뀌는 나, 괜찮은 걸까?

'자기개념 명료성'이라는 심리학 개념으로 풀어본 이상형 변동성

“이상형이 뭐예요?”

작년에는 다정한 사람이라고 했어요. 올해는 자기 일이 확실한 사람이라고 했어요.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. 본인이 진짜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, 본인도 헷갈리는 거예요.

이상형이 변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. 그런데 변동의 폭이 너무 크다면, 그건 본인이 누군지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신호일 수 있어요.

1. ‘자기개념 명료성’이라는 개념

캠벨 박사가 정리한 심리학 변수

심리학자 제니퍼 캠벨은 1996년에 ‘자기개념 명료성(self-concept clarity)’이라는 개념을 정식화했어요.

쉽게 말하면 이거예요. “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본인의 신념이, 얼마나 명확하고, 얼마나 일관되며, 시간이 지나도 얼마나 안정적인가.”

명료성이 높은 사람
  • 가치관 진술이 일관돼요
  • 선호가 안정적이에요
  • 외부 의견에 덜 흔들려요
  • 의사결정·관계 만족도 ↑
명료성이 낮은 사람
  • 자기 진술이 자주 바뀌어요
  • 외부 단서에 영향 많이 받음
  • 이상형도 자주 바뀜
  • “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”

이 개념이 연애에서 왜 중요할까요? 단순해요. 본인이 뭘 원하는지 모르면, 뭐가 잘 맞는지 판단할 기준이 없어요. 그래서 외부 자극에 따라 이상형 진술이 매번 흔들리고, 그 흔들림은 실제 선택에서도 일관성을 떨어뜨려요.

Campbell et al. (1996),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.

2. 말로 표현하는 이상형 ≠ 실제 끌림

진술된 선호와 실제 선택의 괴리

심리학에는 잘 알려진 현상이 있어요. 사람들이 말로 표현하는 선호와, 실제 행동에서 드러나는 선호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.

연애에서도 똑같이 작동해요.

A
말로 하는 이상형
의식이 만들어요
가치관의 표현
두 시스템 사이
갭이 클수록
이상형 진술이
자주 흔들려요
B
실제 끌림
무의식 회로
관계 청사진 + 익숙함

이상형을 묻는 질문에는, 본인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특성을 떠올려서 답해요. 다정함, 안정성, 책임감 같은 거요.

그런데 실제 끌림은, 더 무의식적인 회로(어린 시절의 관계 청사진, 익숙함, 일시적 정서)에서 발생해요. 이 두 가지가 어긋날수록 본인의 이상형 진술 자체가 자주 바뀌게 돼요. 본인도 헷갈리는 거예요.

3. 20대에 이상형이 흔들리는 건 자연스러워요

아넷이 정의한 ‘성인 진입기’

발달심리학자 제프리 아넷은, 18~29세 사이를 ‘성인 진입기(emerging adulthood)’라는 별도의 발달 단계로 제안했어요.

아넷의 관찰
청소년기에 끝나는 줄 알았던 자기 정체성 작업이, 사실은 20대 내내, 때로는 30대 초반까지 이어지는 게 정상이라는 거예요. 직업·연애·세계관에 대한 정체성 탐색이 가장 활발한 시기가 바로 이 시기예요. 이상형이 자주 바뀌는 것도 이 정체성 탐색의 일부예요.

그러니 20대에 이상형이 변하는 건 위험 신호가 아니에요. 점검할 만한 건 변동성의 폭과 방향이에요.

매번 완전히 다른 방향의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다면, 그건 본인의 정체성 탐색이 이상형 진술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.

Arnett (2000), American Psychologist.

이상형은 바뀌어도 끌리는 결은 남아요. 말로 적은 이상형 말고, 내 답변이 가리키는 진짜 끌림을 봐요.

내 진짜 끌림 보기 →

4. 이상형이 자주 바뀔 때 점검할 3가지

이 글은 “이상형이 바뀌면 위험하다”는 단정을 하려는 게 아니에요. 다만 그 변동성이 의식에 떠올랐을 때, 같이 점검해볼 수 있는 게 있어요.

① 본인 가치관도 같이 흔들리나요?

이상형뿐 아니라 본인의 가치관·하고 싶은 일·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함께 흔들린다면, 그건 자기개념 명료성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어요. 이상형만 바꿔서 해결되는 게 아니에요.

② 외부 자극에 따라 이상형이 변하나요?

최근 본 콘텐츠·만난 사람·주변 평가에 따라 이상형이 자주 바뀐다면, 명료성이 낮을 때 외부 단서에 의해 자기 진술이 변동하는 패턴과 비슷할 수 있어요.

③ 말로 하는 이상형과 실제 끌림이 일치하나요?

이 갭이 크다면, 본인이 말하는 이상형이 그냥 가치관 표현일 뿐, 실제 끌림 회로와는 다른 정보일 가능성이 높아요. 이 갭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정보예요.

5. 흔들림보다 중요한 건, 본인의 끌림을 보는 것

이상형이 자주 바뀐다는 자각이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. 본인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 감각은, 솔직히 불편해요.

그런데 그 자각이 떠올랐다는 것 자체가, 자기관찰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예요. 거기서부터, 본인의 진술된 이상형과 실제 끌림 사이의 갭을 들여다보는 작업이 시작될 수 있어요.

지금 할 일
  1. 본인이 1년 전·6개월 전·지금 말한 이상형을 적어보세요. 변화가 자연스러운 흐름인가, 완전히 다른 방향인가요?
  2. 실제로 끌렸던 사람들의 공통점을 따로 적어보세요. 말로 한 이상형과 얼마나 겹치는지 확인하세요.
  3. 겹치는 부분이 적다면, 본인의 실제 끌림이 무엇으로 움직이는지를 진단해보세요.
출처
  1. Campbell, J. D., et al. (1996). Self-concept clarity.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, 70(1), 141–156.
  2. Arnett, J. J. (2000). Emerging adulthood. American Psychologist, 55(5), 469–48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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